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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심기 완료

벼 심기를 완료했습니다. 윗 단 400평은 볍씨 직파를 하고, 아랫단 200평은 모를 심었습니다. 논을 만들던 중에 경운기가 논 중간에서 고장나는 바람에 모를 기르지 못했고, 봄 가뭄이 심해 물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 겹쳐버렸습니다.  결국엔 일부는 볍씨직파 나머지는 모를 구해서 심는 걸로 결정하고 진행했습니다. 워낙 가물어서 잘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올해부터 자연농으로 농사를 짓습니다. 최대한 풀과함께 기르고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습니다. 당연히 제초제도 쓰지 않습니다. 내년부터는 논을 갈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키웁니다. 

예초기로 묵었던 논 정리

  자연농으로 논농사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었습니다. 그게 벌써 3년 전 일입니다. 보시다시피 처절하게 실패했습니다. 삽과 호미, 낫 만으로 농사를 꼭 짓고 싶었습니다. 700평이나 되는 이 넓은 논을, 그것도 혼자서 손으로 심고, 김을 맨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매우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아직 준비가 안된 것이죠. 첫 째 해는 볍씨를 직파했었고, 둘째 해에는 모를 심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김을 매려했지만,, 어찌나 힘든지 금방 손을 놔 버렸습니다. 그러자 풀들이 너무나 힘차게 올라왔습니다. 작년에는 버드나무들이 쑥쑥 자라 제 키가 넘는 것들도 생겨버렸습니다. 한 해만 지나면 손도 못 댈 정도로요. 결국 일부는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꿈꾸는 자연농 논농사는 조금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풀을 잡지 못하면 결코 벼를 키울 수가 없습니다. 관행농에서는 제초제로 풀을 잡지만 저는 열심히 베어주기로, 예초기를 열심히 써서 베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무경운’의 원칙을 깨기로 했습니다. 뿌리가 금방 번지는 버드나무를 잡아야 하고, 초기의 풀들도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요 며칠 예초기로 버드나무와 풀들을 베어냈습니다. 땅이 녹으면 바로 경운기로 논을 갈 계획입니다.   

자연농 벼, 마지막 김매기

뒤늦은 장마가 온 뒤 풀들이 기가막히게 빠른 속도로 벼를 덮었습니다. 불과 한 달 전에 김매기를 했다고는 믿기 않을 만큼. 누가 봤다면 “에이 한달전에 했다고요? 거짓말…”이라고 말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벼 꽃이 피기전에 김매기는 마무리 해라. 라는 말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그래서 해야하나 더 망치는건 아닐까 했었는데 이대로 두다간 벼가 그대로 덮일 것 같아서 잘못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김을 맸습니다. 전에 비해 벼도 많이 자랐고, 풀들도 많이 자라 몇 배는 힘들었네요. 무엇보다 좁은 공간에 웅크리고 들어가 낫질을 한다는게 힘들었습니다. 줄 간격이 불과 40cm밖에 안되거든요. 처음에는 귀와 얼굴을 간지럽히는 풀들 때문에 ‘에이 그냥 하지말까?’하는 나쁜 마음이 일어났습니다만, 조금씩 하다보니 결국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저희 논 600평 전체를 다 했으면 김매기를 한번에 최소한 일주일~열흘은 해야할겁니다. 지금까지 세 번 정도 했으니 일 년에 한 달은 논 김매기만을 해야할 것 같네요. ㅎㅎ          

자연농 벼재배 중간 김매기

          밭을 매러 갔다가 논의 상태를 보고서는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논에 묶여버렸습니다. 불과 2~3주 사이에 풀들은 정말 많이 자랐습니다. 키는 벼가 조금 더 크긴 했지만 풀들은 벼보다 훨씬 더 큰 영역을 덮고 있었습니다. 바랭이, 방동사니, 강아지풀, 토끼풀 등 주로 밭에서 자라는 풀들이 많았네요. 논에 물을 대면 물에서 자라는 풀들이 나고, 물을 빼면 밭에서 자라는 풀들이 많이 난다더니 딱 그 꼴이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아 물을 대지 못해 논이 밭처럼 변해버렸으니 밭풀들이 많이 자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장마철에는 물을 댈 수 있겠거니 생각했었는데, 물건너 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자라는 우리 벼. 앞으로도 꾸준히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풀과 함께 자라는 벼

              지난 6월 말에 왔을 때만해도 풀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불과 보름만에 풀들이 부쩍 자랐네요. 장마가 들면서, 큰 비는 오지 않았지만 잔잔한 비가 그나마 자주 내린 덕에 풀들이 힘을 내 올라온 것 같습니다. 벼들도 질세라 많이 자랐습니다. 가장 아랫단에 심은 벼 – 자연농 흉내낸 벼 -들도 많이 자랐습니다. 이 녀석들은 뭔가 키는 큰데 살이 하나도 안쪘습니다. 비료가 없어서 그랬는지, 물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무튼 올해는 판단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키라도 많이 컸으니 천만다행입니다. 확실히 이앙기로 심은 곳은 촘촘해서 부담이 갑니다. 풀을 매려고 해도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자연농’으로 심은 아랫단은 자리가 널찍널찍하여 널널하게 풀을 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올 가을에 꼼꼼하게 준비해서 모든 논을 ‘자연농’논으로 바꾸어야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희 논 모를 심어준 어르신 논을 봤습니다. 저희 모를 심으면서 본인 모도 심었거든요. 정확히 같은 모로 같은 날에. 확실히 비교할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결과는? 아무것도 주지 않은 우리논 벼가 확실히 색도 옅고 크기도 작고 풀도 많습니다. 제초제의 힘, 비료의 힘이 얼마나 센지 알 수 있었네요. 벼들아! 열심히 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