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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베기

유하의 몸살로 오늘 정미소 땡땡이를 치고 푹 쉬려고 했다.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누워 ‘아! 좋다~’라고 생각과 동시에 ‘아, 맞다, 들깨!’가 함께 떠올랐다. 이웃집 어르신들이 들깨를 얼른 베지 않으면 얼어버린다고 수차례 충고했기에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쉼을 뒤로하고 평소 출근시간보다 조금 늦게 들로 나갔다. 생각보다 키가 많이 커 있었고, 역시 생각보다 잘 열린 것 같다. 들깨를 베는 내내 고소한 들깨냄새가 풍겼다. 아니나 다를까 들기름 왕창 들어간 비빔국수가 생각났다. 과연 내년엔 들기름을 마음껏 먹을 수 있을까!              

유일한 희망 들깨, 나머지는 폭망

오랫만에 소식전합니다. 들깨를 제외하고 나머지 작물들은 거의 폭삭 망했네요. 밭 200여평, 논 600여평이면 적지않은 땅인데 이곳에서 나온 작물이라고는 거의 없습니다. 논도 무시무시한 가뭄때문에 바짝 말라 크다가 말았고, 비가오니 다른 풀들이 함께 올라오면서 망한거나 다름없는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여러가지 핑계거리가 있습니다만, 논 농사에 있어서는 극심한 가뭄, 밭 농사에서 있어서는 밀이 오랫동안 밭에서 버티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큽니다. 물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밀을 조금 더 빨리 수확할 수 있었더라면… 들깨도 모종을 키울 때 너무 작은 포트에 키우는 바람에 제대로 크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망했구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들깨의 강한 생명력 덕분에 잘 자라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밭에 비해서는 훨씬 작습니다. 작년에 직접 키웠던 것에 비해서도 작구요. 밀을 늦게 수확하는 바람에 콩을 한 달이나 늦게 심었는데요. 역시나 안되네요. 키가 작은 상태에서 꽃을 피워버렸습니다. 키가 최소한 무릎까지는 와야하는데 발목크기밖에 안됩니다. 밀 수확 전 사이사이에 심던가, 아니면 2모작은 안되겠습니다. 최소한 봉화지역에서는요.      

들깨 심었습니다.

          예정대로 오늘 들깨를 심었습니다. 다른 날과 달리 오늘은 이웃이자 친구인 영준님과 보람님이 손을 내어 일을 도와주었습니다. (이 자릴 빌어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 베어낸 풀들이 가득한 이곳에 들깨를 어떻게 심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작년처럼 호미로 파고 살짝 눕혀 심을까, 모종삽으로 일부를 파내고 심을까. 두 방법 모두 풀을 상당히 제낀 다음에 심어야해서 여러가지로 번거롭습니다. 이 때 생각이 난 것이, 최성현 선생님 댁에서 모내기 할 때 쓰던 방법, 막대기 끝을 깍아 그걸로 땅을 살짝 파내고 모종을 심는 겁니다. 집에서 급한대로 막대기를 자르고 깎아 만들었습니다. 두 친구가 오기 전에 먼저 가서 해보니 그 방법이 딱이었습니다. 막대기로 풀을 대충 치운뒤 구멍을 만들어 모종을 쭉 꽂아 넣으면 끝이었습니다. 헐렁할 경우에는 주변 흙을 끌어모아 덮어주면 됐습니다. 고랑이 따로 없으므로 줄을 띄워서 간격을 맞췄습니다. 나중에 사람이 들어가 낫으로 김을 매든, 예초기가 들어가 풀을 베든, 여유가 있어야 했기에 줄간격은 40cm 로 맞췄습니다. 포기 간격은 두 뼘이 조금 안되는 간격(한 35cm정도)으로 했습니다. 올해의 가장 큰 실수는 모종포트 크기가 너무 작아서 모종이 작년에 비해 한참이나 덜 컸다는 겁니다. 풀 숲에서 살아남으려면 건강하고 커야하는데 완전 반대의 상황이었습니다. 줄기가 살짝만 힘을 주면 똑 부러질 …

들깨 심을 묵밭 정리

      집주인 소유의 묵밭이 근처에 있습니다. 길도 없고 숲과 닿은 약간 그늘진 땅이라 매력이 좀 떨어지는 땅입니다. 집주인은 우리보고 “하면 하고 말면 그대로 놔두고” 라며 맘대로 하라고 했었죠. 작년에 여길 낫으로 다 베고는 옥수수와 들깨를 심었습니다. 낫으로 밭을 매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일주일. 놀면서 했다 하더라도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나무도 많았고, 정말 많은 종류의 풀들이 자라고 있었죠. 옥수수와 들깨 모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옥수수의 맛은 ‘천상을 오가는 맛’이었죠. 들깨는 대부분 들기름을 짰는데, 지금껏 먹어본 들기름 중에 최고였습니다. 아니, 들기름을 그렇게 맛을 음미하며 먹기도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ㅋ 올해도 들깨를 심기위해 밭을 정리했습니다. 올해는 예초기의 힘을 좀 빌렸네요. 일주일 걸렸던 곳을 예초기로는 4시간이 좀 더 걸렸네요. 면적이 한 100여평 정도 됩니다. 적은 땅이 아닙니다. 작년에는 옥수수를 심느라 5월에 김을 맸습니다. 그 때는 개망초가 꽃대를 올리기 전이여서 그저 ‘풀’들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올해는 좀 늦게 왔더니 개망초가 빽빽하게 꽃을 피우고 있네요.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개망초 꽃이지만 이렇게 가득차 있는 모습은 또 처음입니다. 길가에 핀 개망초를 볼 때면 ‘꼭 안개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 밭이 절정이었던 셈입니다. 향기도 가득했습니다. 꽃집에서 나는 그 꽃향, …

깻대를 버린 자리에서 깨 싹이 올라왔어요.

작년 가을에 들깨를 털고 일부는 밭에서 태워 거름으로 주었고, 일부는 잘게 잘라 밭에다 아무렇게나 뿌렸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깨가 싹을 틔울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깨가 그것도 밀도 있게 올라왔습니다. 인위적으로 심을 때는 5월 중순 이후가 되어야 하는데, 자연상태에서는 4월 중순이면 싹을 틔운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수십포기가 되니 텃밭에서는 들깨를 따로 안심어도 될 것 같습니다. 적당히 크고나면 모종삽으로 간격을 두면서 옮겨심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