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filed under: 시골일기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와 이것저것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터진 수도관 수리

11월 말에서 12월 중순까지 집을 한동안 비웠었습니다. 처갓집에 일이 좀 있었거든요. 그 사이 보일러가 터질 것을 염려하여 보일러에 차 있던 물은 다 뺐었죠. 방바닥의 물과 수도관의 물도 다 뺐어야 했지만 그러진 않았네요. 시골집에 처음 살아보니 몰랐던겁니다. 돌아왔을 땐 방이 완전히 얼어있어 난방도 안되고 수돗물도 당연히? 안나왔습니다. 어찌어찌 귀농인의 집에 한 며칠 신세를 졌죠. 업자에게 맡길까 어쩔까 하다가 스스로 해결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팀해빙기라는 어마어마한 기계를 구입하게 되었죠. 보일러에 연결돼 있는 수도관, 바닥배관을 다 해체하여 스팀호스를 집어넣고는 겨우겨우 뚫었습니다. 이틀이 걸렸죠. 기름 보일러를 저온에 맞추어 놓고는 다시 피했습니다. 따뜻해지려면 시일이 걸리고, 수도는 뚫지못했거든요. 따뜻한 날이 오길 기다렸다가 다시 시도했더니 다행히 물이 나왔습니다. 그 다음날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바로 옆집에서 전화가 와서는 자기 집 쪽으로 물이 펑펑나온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고는 바깥 수도를 잠구었죠. 수도관 어딘가가 터진게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가 터졌는지 알 수 없으니 머리가 아팠죠. 그렇게 물을 잠근채로, 저는 더이상 터지지 않게 집에 있고, 유하와 모하는 처갓집으로 피신했습니다. 그동안 해야할 일도 있었고, 날씨도 추워서 수리를 미뤘습니다. 얼마나 부담이되던지 수도관이 터진 부엌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대충 끝내놓은 어제, 친구 영준님 보람님의 도움을 받아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싱크대에 있던 …

새로 계약한 땅 소개

우리 땅은 위치가 굉장히 애매합니다. 땅까지 차를 타고 오려면 버스가 다니는 큰 길에서 5km 이상 빙 둘러와야 하죠. 그것도 낮은곳(해발 250m)에서부터 작은산 능선 위(해발 350m)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낮은 곳까지 내려오는 형태입니다. 돌아오지 않고 바로오는 길은, 큰길에서 땅 바로 아래까지 시멘트포장길이 400m 가량 돼 있고, 200m 정도만 길이 없습니다. 차 다니는 도로만 없을 뿐이지 걸어서 오는 데는 전혀 네버 문제가 없습니다. 길이 없는 곳에는 버드나무가 몇 그루 서 있고,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어요. 아마 화학비료를 쓰지 않았던 옛날이라면 정말 아름다운 공간이었을거에요. 유하에게 이 땅으로 오자고 조를 때 늘 강조하던 것이 ‘버스 정류장까지 20분 밖에 안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걷는 거리가 1.6km 여서 빠른 걸음으로는 20분이 안걸릴 수도 있죠. 증명하기 위해 오늘 버스정류장에서부터 땅까지 걸어보았습니다. 사실 처음 걸은거에요. 그렇게 걸어보니 어? 왠걸? 영상 찍으며 놀며 왔는데 22분 딱 걸렸습니다. 길이 단조롭지 않아(커브가 많거든요) 지겹지도 않았습니다. ^^ 딱 와서 새로 계약한 땅을 보니… 이야~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성지도로는 골이 너무 좁아 답답해 보이지만 땅에서 보면 정말정말 넓거든요. 마을을 하나 만들 수도 있을것 같아요. ㅋㅋ 그럴 수는 없겠지만요. ^^ 풍경도 나름대로 괜찮고, 주변에 거슬리는거라고는 154kv의 송전탑 빼고는 없어요. 송전탑은 …

자립하기 위해, 땅 추가로 매입하다.

땅을 3,300m2 가량, 쉬운 평수로 계산하면 1000평 가량, 추가로 구했습니다. 저희가 집을 짓고,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려면 기존의 800평으로는 굉장히 어렵다는 판단이 섰고, 여러 조건들을 살펴보니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네요. 시골에 내려오기 전, 그리고 초기에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토지의 크기에 집착했습니다. 여러사람들의 의견을 모아보니 집을 짓는 면적 포함 600평에서 800평이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정도 땅이면 어디에도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다!하고 자신감이 넘쳤었죠. 2년간 어설프게나마 농사를 접해보니 그 정도 땅이면 우리가족 먹을 만큼은 나오고 살짝 나눌 수 있는 정도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추가로 돈을 벌지 않으면 살아가기엔 힘이 많이 들것 같았습니다. 한 백평 콩 농사 지어서 네 되 수확했다면, 그 허탈감 이해하실까요? 저희가 생각했던 ‘농사’와 현실의 ‘농사’와의 거리는 꽤나 멀었던게죠. 여러 ‘어른’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아빠에게도, 이웃 어른들에게도. “예전에는 농사를 얼만큼 짓고 사셨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 “보통은 이천평, 많이 짓는 집은 삼천평 정도도 지었지.”라는 대답을 하셨습니다. 그 정도 농사규모가 되면 한 가족(물론 예전엔 지금보다 구성원이 훨씬 많았겠죠)이 먹고살 수가 있었던 겁니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우리는 먹는 것 이외에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조달할 지 정하지 않았던 겁니다. 집을 지으려면 인력과 자재들이 필요한데 예전처럼 …

상운면 체육대회

100m 달리기 마을대표로 나간 유하는 예선에서 꼴찌했다.ㅋㅋ 도시에서는 이웃집에 누가 사는 줄도 잘 모르고 사는데 시골에서는 이웃사람들과 함께 체육대회도 하고 음식도 나누어먹고 그런다. 다만 우리같은 젊은이들이 없으니 심심하다. 확실히 어르신들과 어울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ㅠㅠ 암튼 신기하고 재밌는? 행사다. ^^      

논 갈이 때 나타난 꿩들, 미안하다.

작년 봄, 논에 볍씨를 직파했었다. 물에서 불린다음 싹을 틔워 열알 씩 스무알 씩 30cm 간격으로 넣었었다. 의외로 잘 자라는가 싶었는데 주변의 풀들이 함께 자라며 성장을 거의 하지 못했다. 무릎 높이까지도 크지 않았으니까. 급한 마음에 예초기를 구입해 사이사이 풀들을 잡아보려 애썼지만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기계는 어찌나 무거운지! 결국, 풀매기를 포기하고 방치해뒀었다. 주변에서 농사짓는 분들의 따가운 시선과 말들을 참아야 했다. 새해가 되어서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되었는데, 능력이 될 때까지는 기계의 힘을 빌리자는 것이다. 무려 600평이나 되는 땅을 놀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관행농으로 농사지을 경우 평소 9가마정도가 나왔다한다. 그정도 양이면 3~4가정이 넉넉하게 1년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해서 이웃해 있는 논 주인 어르신께 부탁을 드렸다. 논 삶기(경운, 써래질)부터 모 키우기(업체에 맡김)와 모 심는 것까지 모두. 내가 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우리들한테 맡겼으면 그냥 먹을 수 있는데…”라고 여러번 말씀하셨기에 그 어른께 부탁을 드린 것이다. 올해는 비가 안 와 애를 태우고 있었다. 물을 채워놔야 논을 삶기 때문이다. 논은 거의 풀밭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는데 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부탁드린 어른은 만약 비가 오지 않으면 일단은 트랙터로 갈아놔야 한다고 했다. 아마 풀을 더 크게 자라지 못하게 하는 방책인 것 같았다. 며칠 전, 어른은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