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filed under: 집짓기

채색, 유하, 모하가 함께 집을 짓는 이야기

적삼목 박공, 박공 환기구/문 완성

박공 벤트(환기구)를 어떤걸 사야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도대체 내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죠.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의 흰 색 환기구라 흙과 나무로 된 집에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원목으로 된 환기구가 있긴 했지만 지나치게 비싸거나 모양이 별로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집에 자투리 나무가 많았고, 그 정도 만드는 건 일도 아닐 것 같았습니다. 집도 지었는데 환기구가 내 발목을 잡을 순 없죠.ㅎㅎ 짜맞춤 가구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충 못을 박는 것이라 정말 별 것 아니었습니다. 지붕 페이샤(처마 끝에 붙이는 나무)에 쓰고 남은 적삼목으로 대강 만들었습니다. 환기구 기능에 지붕 점검용 문으로도 쓸 수 있도록 경첩도 달았습니다. 쓸데없이 실내에 점검문을 만들 필요가 없죠. 붙여보니 역시나 마음에 쏙 듭니다. 플라스틱 환기구를 달았으면 어쩔뻔 했나 싶네요. 수십번 머릿속으로 그렸던 이미지가 내 손을 통해 눈앞에 나타나니 이보다 신날 순 없습니다. 원목 적삼목 벤트 멋지지 않나요?^^ 그리고 모하가 어린이집에 간 이후 아내 유하와 계속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혼자 했을 때보다 한 세 배는 빠른 것 같네요. 자꾸 쳐지던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역시 부부는 함께해야 시너지가 큰 것 같습니다. ^_^

화목보일러와 보일러실

집을 처음 구상 했을 때만해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난방을 하고 싶었습니다. 방에는 구들을, 거실에는 화목난로를 놓는 것을 상상했습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전기도 필요없고, 가까운 산에서 나무만 좀 해다가 때면 되는 것이었죠. 하지만 결국 그렇게 못했습니다. 온수를 어떻게 쓸 것인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옛날처럼 한달에 한 번, 또는 그보다 더 드물게 씻는다면 온수도 가끔 끓여서 쓰면 될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도시생활에 익숙한 나머지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씻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지하수는 어찌나 차가운지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손도 제대로 씻기가 힘든 정도입니다. 그럼 화목난로와 구들을 놓고 온수용 기름보일러를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바로는 좋은 아이디어 같았지만 기름보일러를 설치한다면 결국 보일러를 설치하는 꼴이 되어버려 목표한 것과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 사이에 구들을 놓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습니다. 3평이 넘어가면 난방이 힘들어지고, 고급 기술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공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집도 처음 지어보는 처지에 구들까지 놓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하여 화목보일러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이 보일러도 문제점이 아주 많은 편인데, 나무를 많이 먹고, 매우 자주 청소를 해주어야 하고, 화재의 위험이 매우 크고, 비싼데 비해 수명은 짧았습니다. 어떤 보일러를 선택해야 할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르겠네요. 나름대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100% 스텐레스 보일러를 선택했고, …

천장 마감 완료했습니다.

며칠 전 천장 마감을 완료했습니다. 욕실을 제외한 모든 천장을 스웨덴 산 레드파인 루바로, 욕실은 일본산 히노끼루바를 사용했습니다. 조명은 모두 LED전등으로 설치했습니다. 싸고 좋은 것을 고르느라 진땀을 뺐네요. 사진에 보이는 것들이 바로 싸고 깔끔한 조명들이죠. 워낙에 비싼 물건들이 많고, 싼 것은 싼티, 좋은 것은 비싸서 고르기가 힘들었습니다. 지붕을 이루는 나무들이 대부분 수입산인 것처럼 천장 루바도 결국 수입산을 택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품질도 일정해서 시공하는데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천장 작업은 진작에 끝났지만 이제야 올립니다. 지금은 바닥 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랍니다. ^^

전기공사도 직접.. 완료.

전기공사…는 맡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맡기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결국 맡기지 않았습니다. 비용에 대한 부담도 있었구요. 전문 기술자가 해야하고, 더불어 안전인증도 받아야 하는데요. 전기는 더군다나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서 기술자가 필요한 분야긴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벽체나 지붕이 무너질 위험이 있으니까 벽체도, 지붕도 다 맡겨야 하는게 맞는거죠. 그런 것들은 다 하면서 그보다 위험도가 더 낮은 전기를 수백만원을 들여 기술자에게 맡긴다는 건 속이 더부룩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끝도 없겠지만 하여간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한다는게 원칙이어서 전기도 포함이 됐습니다. 다만 안전을 위한 공부는 책을 통해, 인터넷 강의(전기설비기능사 자격증용)도 들었네요. 설렁설렁 일주일 가량 걸렸습니다. 더 빨리 하려고 해도 불가능이었네요. 첫째날 둘째날은 거의 멍때리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그 다음에 속도를 내 작업을 마쳤습니다. 임시로 등도 달아보고, 콘센트도 달아봤는데요. 이상없이 잘 작동했답니다. ^^

0.5차 미장 완료.

겨울 초입에 들어가면서 초조했습니다. 때아닌 겨울장마가 찾아와 2주가 넘게 ‘흐림-비’가 계속 됐습니다. 맑아지면 해야지 해야지 했던게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기 코앞에서 겨우 마쳤습니다. 미장. 흙부대집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공정입니다. 벽체를 이루는 흙부대가 햇빛에 금방 삭아버리기 때문에 미장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혼자서 거의 모든 공정을 하다보니 기간이 늦어졌고, 겨울까지 와 버렸습니다. 내부 미장이야 지붕을 씌운 이후 햇빛을 받을 일이 없어 상관없다 하지만 외벽은 아니었습니다. 결국엔 이웃들의 도움을 얻어 삼일에 걸쳐 0.5차 미장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다 마르기 전에 영하로 떨어지면 아무래도 흙이 떨어져나갈 것이라 최대한 얇게 발랐습니다. 흙이 약간 모자라기도 했죠. 아니, 사실은 두텁게 바르려고 했으나 흙이 모자랐고, 그럴거면 차라리 다 얇게 바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마 다음번 미장은 내년 초봄에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햇빛을 가린 것만으로도 대단히 만족합니다. ^^ 지붕의 색상과 흙벽의 색상도 잘 어울립니다. 지붕은 유하가 골랐는데, 유하의 안목이 아니었다면 허접한 지붕이 될 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