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 9월 2013

논두렁에 별사탕이 피어났어요. (별사탕을 닮은 고마리꽃)

별사탕을 닮은 고마리. 별사탕을 닮은 때는 잠깐이다. 꽃봉우리 상태일 때만 닯고, 꽃이 핀 뒤에는 다른 모습이다. 논두렁을 가득 메운 고마리. 이 작은 꽃도 꽃이라고 벌이 와서 꿀을 따 간다. 논두렁에 자란 ‘잡초’들을 어찌 없애나 고민했던 내가 부끄럽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으랴. 조금만 떨어져서 바라보면, 대번에 ‘별사탕!’하고 떠오른다. 작은 개울가를 덮어버린 고마리들. 입안에서 달달한 별사탕 맛이 돈다. 자연의 변화는 정말이지 신비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물가에는 물봉선이 가득하더니 어느순간 그 자리에 별사탕들이 가득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번봐도 별사탕이고 두번봐도 별사탕처럼 생겼습니다. 건빵 속에 ‘보너스’로 들어있던 그 별사탕을 똑 닮은 꽃이 물가를 뒤덮은 것입니다. 어릴 적 처음 별사탕을 먹을 때, ‘씹어도 되나’하고 눈을 꼭 감고 입을 다물 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빨아 먹기에는 작고, 씹어먹기에는 왠지 딱딱할 것 같은… 끝까지 녹여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어금니 사이에 넣고는 우드득 하고 다 씹어먹었드랬죠. 매번 ‘이가 깨지진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말입니다. 이 꽃의 이름은 고마리. 대부분의 꽃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들어봅니다. 꼭 외국에서 온 이름같기도 한데 우리나라 일대가 원산지라고 합니다. 이름의 유래는 ‘고만이’에서 온 것 같다고 도감에 나와 있지만 고만이는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른다고 하네요. 저 같은 도시출신 사람은 별사탕은 알아도 고마리는 처음 …

산호랑나비에게 꿀털리는 나도송이풀

나도송이풀 꽃에 머리를 박고 꿀을 따고 있는 산호랑나비 아침 햇살에 빛나는 나도송이풀 ‘나도송이풀’이라는 이름은 송이풀과 닮았다는 뜻이다 꽃과 줄기에 자라난 솜털 때문에 무릎 아래의 숲에서도 유독 돋보인다 여전히 나도송이풀 꿀을 따고 있는 산호랑나비 도시에 살 때는 제가 ‘나도송이풀’에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습니다. 도시에 살다가 자연에 잠깐 갈 때는 무엇을 보아도 그냥 ‘풀’일 뿐입니다. 많은 걸 보아도 다 알기는 힘듭니다. 시골에 사니 자꾸 마주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한 번 보면 지나치겠지만 자꾸만 만나게 되니 절로 궁금해집니다. 꼭 한번만 보고 가라고 부탁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나비나 벌에게 요청하는 거겠죠?) 이번에는 이 나도송이풀이 저를 잡아 끌었습니다. 평소에 자주 보는 공간인데 못보던 꽃들이 만발해 있었던 겁니다. 카메라를 쥐고 촛점을 맞추고 있으니 파인더 안으로 나비가 한마리 들어왔습니다. 앞발로 꽃잎을 단단히 쥐고, 그것으로 부족한지 날개를 한번씩 푸르르 흔들어 떨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꽃이 작았는지 뒷다리는 허공에 띄운채 열심히 꿀을 빨았습니다. (아마 그랬겠죠?) 꽃가루가 범벅이 되도록 꽃송이에 파묻히는 벌은 많이 봤지만 나비를 이렇게 관찰하기는 처음이네요. 이름은 산호랑나비, 흔한 나비이지만 그의 이름도 처음 알게되었네요. 시골에 사니 이렇게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게되고 궁금해하고 알아갑니다.^^

작은 별을 품고 있는 꽃, 둥근잎유홍초

얼마 되지도 않는 마을길을 거닐다가 작지만 눈에 띄는 꽃을 발견했습니다. 눈높이 보다 훨씬 아래에 있었으므로 한참을 구부려야 했습니다.  쭈그려 앉아 녹색 갈색 풀들이 얽혀있는 곳에서 붉은 빛을 내는 그 꽃을 살폈습니다. 꼭 나팔꽃하고 닮았지만 그 크기는 반에 반도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작은 꽃이 ‘별’을 품고 있었습니다. 연필로 그린 별 말입니다. 다르게 보면 두팔 두발을 모두 벌린 사람같기도 했습니다. 사실 불가사리를 더 닮았지만요. 꽃에서 눈을 떼고 줄기를 살폈습니다. ‘어? 덩굴이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덩굴로 돼 있었습니다. 덩굴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식물 중 하나인데도, 이 식물은 그다지 혐오감을 주지 않았습니다. 덩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식물들을 못살게 굴기 때문입니다. 작은 별을 품고 있는 이 빨간 꽃은 다른 식물을 휘휘감고 올라서 자라는 건 다른 덩굴식물들과 똑같은데, 듬성듬성 달려있는 잎은 꼭 ‘내가 널 해치려는 건 아냐, 사랑해’라는 듯 하트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싫어하는 호박덩굴이나 환삼덩굴, 며느리밑씻개 같은 식물에선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참 색다르다…며 집에 돌아와 도감을 살폈습니다. 둥근잎유홍초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사온지는 얼마되지 않아 ‘외래식물’로 분류가 돼 있네요. 아니나 다를까 나팔꽃과 사촌지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나팔꽃이 별을 품고 있다고는 생각해본적 없네요. 신기하게도 영문이름이 Star …

토종벼에서 피어난 특별한 꽃

벼 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짐작컨데 대부분은 “네? 벼가 꽃이 있다구요?”라는 반응을 보일 것 같은데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 역시 본 적도 없고, 생각해본적도 거의 없는 사람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그냥 벼도 식물인데 꽃이 있긴 하겠지 하고 넘겼고, 그걸 꼭 챙겨보겠다거나 하진 않았죠. 때는 그저께 아침, 벼 꽃을 구경하고야 말았습니다. 집 뒤 텃밭을 어슬렁 거리다가 벼에 이상한 무언가가 붙어있는걸 발견했습니다. 쌀알이 곧 차게될 부분, 그러니까 이삭에 크리스마스 트리의 걸어놓은 전구처럼 장식이 돼 있었습니다. 이삭이나 벼잎에 비해 워낙 밝은 빛이어서 ‘전구’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산골에 버려진 도시 개, 무명이 이야기

마을도 없는 한적한 도로에서 발견한 강아지 주변에 수소문 해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아 제가 사는 곳은 2~30가구 쯤 되는 집들이 5km내외의 간격을 두고 듬성 듬성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로는 지극히 한적하고 오가는 차량들도 매우 드뭅니다. 2~30분당 한 대정도 지나갈까 말까합니다. 마을이 없는 곳의 길 양쪽에는 산비탈이나 논밭이 있습니다. 얼마전 밭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런 한적한 길이죠. 평소처럼 가뿐하게 올 수가 없었습니다. 도로 한 중간에 작은 개 한마리가 미동도 없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마을과 마을 사이에 있는 곳으로 길 양편에는 논밭 뿐인 그런 곳이었습니다. 개를 보자마자 차를 멈추어 세웠고 늘 하듯이 옆으로 가라고 말했습니다. “강아지야~ 여기는 위험하니까 길 옆으로 가야돼~ 왕~ 왕~” 사람 말로는 잘 못알아 들을 수도 있으니 나름대로 개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타일렀습니다. 그간의 경험상 그렇게만 해도 개들은 대충 알아듣고 길 옆으로 비킵니다. 이상하게도 이 개는 전혀 미동도 없이 마치 발바닥에 본드라도 붙여놓은 것처럼 붙어있었습니다. 그 때 맞은 편에서 차 한대가 왔습니다. 그 차도 개 가까이 와서 서서히 멈추었고, 제가 강제로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이 분명했습니다. 왠만한 차들은 시골도로라 할지라도 쌩쌩달리기 때문입니다. 차에서 내려 강아지를 길가로 옮겼습니다. “느그 집 어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