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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용 볏짚 구하기

논이 대부분인 작은 골짜기에 집을 짓다보니 볏짚 구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이웃집 어르신께 부탁을 드렸는데요. 흔쾌히 볏짚을 쓰도록 허락하셨습니다. 물이 많은 논은 보통 볏짚을 쓰지않고 수확 때 갈아넣어버립니다. 콤바인에 그런 기능이 있죠. 마른 논도 모두가 볏짚을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볏짚을 축산농가에 직접 팔 수도 있고, 볏짚업자에게 넘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그냥 갈아버립니다. 볏짚을 빼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해서 볏짚이 필요하다면 꼭 수확 전에 말해두어야 합니다. 보통은 돈을 받고 팔기 때문에 당연히 금액을 지불해야하고, 저처럼 운이 좋다면 얻어오는 거죠. 하여간 비가 오기 전에 볏짚을 방 안으로 모셔두었습니다. 곧 벽체미장을 시작할거거든요.  

지붕 자재 구입

10월 2일, 드디어 지붕 자재가 도착했습니다. 추석이 껴 있는 바람에 많이 늦어졌습니다. 짧은 것은 2.4m, 최고 긴 것은 6m 짜리까지 있었습니다.  물건들은 수도권의 자재상에서 왔습니다. 가까운 도시에서도 자재들을 판매하긴 하지만 심하게 비싼 탓에 멀리의 수도권 자재도매상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지붕자재는 안타깝게도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대륙에서 왔습니다. 구조가 될 나무는 물론이고, OSB합판, 아스팔트 슁글도 그렇습니다. 벽체까지는 주변 흙들로 채워넣었기에 ‘생태건축’이라 할 만 했지만, 지붕부터는 완전하게 생태건축과는 거리가 멀어져버렸습니다. 생태적인 건축으로 집을 짓고자 했었기에 많이 아쉽습니다만, 주변에서 건축자재로 손 수 구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10월 한 달동안 열심히 지붕을 올려야겠습니다.

벽체 다 쌓았습니다.

홈페이지에 오랜만에 소식 올립니다. 그동안 너무 뜸했네요. 낮엔 일하고 저녁엔 아기랑 노느라 글 올릴 시간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5월 20일 첫 흙부대를 담기 시작한지 4개월, 드디어 마지막 한 단까지 다 올렸습니다. 벽체높이 2m54cm, 17단으로 한 단에 약 15cm정도 됩니다. 포대자루는 거의 2500개 가량 소요되었고, 하나당 무게는 35kg 정도 됩니다. (20kg 쌀포대) 계산해보니 벽체의 총 무게는 약 87톤정도 되네요. ㅠㅠ (집 내부 면적은 창고 포함 약 23평) 벽체에 들어간 흙은 집터 기초에서 나온 게 20%, 1km 정도 떨어진 비탈에서 60%, 길 주변 산에서 흘러내린 흙 20%로 집 주변을 이루는 산에서 내려온 흙으로 다 충당했습니다.^^ 완전한 의미에서 생태주택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성과를 올렸습니다. 체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서 2~3일 정도 일하면 하루 이틀은 녹초가 되길 반복하다보니 혼자서 어찌 이런 일을 시작했나 싶을 때가 많았네요. 한창 더울 때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세상에 포기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게 바로 이 일이었지 싶습니다. 그럼에도 다치지 않았고 (허리 두 번 삐끗했습니다만 과도한 스트레칭으로 극복!! ㅋ) 오래 걸렸지만 결국 다 쌓았습니다. ^__^ 그러나 -.- 집 공정상 이제 중반 쯤 왔습니다. ㅋ (1.구상 및 설계 2.기초 3.벽체 4.지붕 5. 전기 6.벽체 및 바닥 마감 7.내부.. 등) 추석 쇠고 다음주 수요일에 도착하는 나무로 지붕을 올리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 다음 어떠한 공정도 흙부대를 담고 …

기초파기

측량을 한 뒤 며칠동안 계속 비가왔습니다. 마냥 쉴 수가 없었네요. 기초를 파기위해 농업기술센터에 미니 굴삭기를 예약해두어서 하루 빨리 집의 위치를 잡아야 했죠. 저의 다른 직업인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일을 하느라 집짓기 일을 미룬 것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빈 시간이 생겼고, 이웃 영준님과 보람님에게 도움을 요청에 늦은 오후시간동안 집터를 잡았습니다. 건축 사무소에서 그려준 도면은 지적도를 기준으로 그렸기 때문에 실제 땅 크기와는 매우 달랐습니다. 저희 땅이 지적도보다 훨씬 작기도 합니다. 설계도 상으로는 집 짓고 나면 여유땅이 아주 많지만 실제로 땅 위에 그려보니 별로 없네요 기초의 폭이 40cm가 넘기 때문에 집터를 잡는 일은 최대한 근접한 수치로 진행했습니다. 다만 직각은 꼭 맞아야 하죠. 기초를 파고 돌을 부운 다음에 기초 흙부대를 조금씩 옮기며 수치를 조정할 수 있지만 직각이 안맞으면 난감합니다. 해서, 오늘 미니 굴삭기로 기초를 팠습니다. 다른 볼일을 보며 어물쩡 거리다가 11시쯤 시작했네요. 처음에는 헤매다가 두어시간 지나고 나니 익숙해졌습니다. 바가지로 퍼올리면 퍼올리는대로 다 퍼지는 줄 알았건만, 돌덩이들은 당연히 걸리구요, 단단한 흙도 잘못걸리면 잘 못파네요. 요령이 생기니까 그것들도 요리조리 파 내긴 했습니다. 돌 때문에 무척이나 애를 먹었네요. 늦게 시작한 덕에 다 끝내지는 못했습니다. 굴삭기 예약을 한겨레경제연구소 일이 끝나는 2주 뒤에 해놓은 탓에 그 때까지는 …

터닦기와 진입로 만들기

굴삭기를 정말 싫어합니다. 증오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은데요. 4대강 사업 반대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그 무시무시한 괴력을 봤기 때문이죠. 거대한 굴삭기는 사람으로 치자면 수백명이 동시에 일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하죠. 옛날에는 엄두도 못 낼 일도 기계들은 척척 합니다. 그만큼 자연은 쉽게 무너집니다. 그렇기에, 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수십번, 수백번도 더 다짐했을겁니다. 그 다짐이 깨진 건 시골에 와서 삽질을 몇 번 해보고 난 뒤죠. 옛날에는 집을 지을 때면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일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사전에 도움을 요청하고 동의를 구해야겠지만)  지금엔 그렇게 일하는 마을은 없다고 봐야죠. 생활패턴이 완전히 달라졌으니까요. 도무지 한 사람의 삽질로는 뭔가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논두렁을 다듬는 일도 며칠 허리가 끊어져라 일을 해야하는데, 집짓는 일은 그보다 훨씬 더하니까요. 게다가 돈벌이라도 조금씩 해나가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소형 굴삭기 교육을 받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굴삭기를 빌려서 직접 하려 했습니다. 그 방법이 조금이나마 나을거라 생각했죠. 죄책감도 덜하고요. 두 가지 문제가 걸렸습니다. 하나는 지하수를 시공하면서 포크레인이 꼭 필요했습니다. 두번째는 작은 굴삭기 예약이 꽉꽉 차 있어서 빌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포크레인을 결국 빌려야 하고, 지하수 작업으로 하루를 다 쓰기엔 아까우니, 터닦기와 진입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