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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삼목 박공, 박공 환기구/문 완성

박공 벤트(환기구)를 어떤걸 사야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도대체 내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죠.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의 흰 색 환기구라 흙과 나무로 된 집에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원목으로 된 환기구가 있긴 했지만 지나치게 비싸거나 모양이 별로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집에 자투리 나무가 많았고, 그 정도 만드는 건 일도 아닐 것 같았습니다. 집도 지었는데 환기구가 내 발목을 잡을 순 없죠.ㅎㅎ 짜맞춤 가구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충 못을 박는 것이라 정말 별 것 아니었습니다. 지붕 페이샤(처마 끝에 붙이는 나무)에 쓰고 남은 적삼목으로 대강 만들었습니다. 환기구 기능에 지붕 점검용 문으로도 쓸 수 있도록 경첩도 달았습니다. 쓸데없이 실내에 점검문을 만들 필요가 없죠. 붙여보니 역시나 마음에 쏙 듭니다. 플라스틱 환기구를 달았으면 어쩔뻔 했나 싶네요. 수십번 머릿속으로 그렸던 이미지가 내 손을 통해 눈앞에 나타나니 이보다 신날 순 없습니다. 원목 적삼목 벤트 멋지지 않나요?^^ 그리고 모하가 어린이집에 간 이후 아내 유하와 계속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혼자 했을 때보다 한 세 배는 빠른 것 같네요. 자꾸 쳐지던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역시 부부는 함께해야 시너지가 큰 것 같습니다. ^_^

천장 마감 완료했습니다.

며칠 전 천장 마감을 완료했습니다. 욕실을 제외한 모든 천장을 스웨덴 산 레드파인 루바로, 욕실은 일본산 히노끼루바를 사용했습니다. 조명은 모두 LED전등으로 설치했습니다. 싸고 좋은 것을 고르느라 진땀을 뺐네요. 사진에 보이는 것들이 바로 싸고 깔끔한 조명들이죠. 워낙에 비싼 물건들이 많고, 싼 것은 싼티, 좋은 것은 비싸서 고르기가 힘들었습니다. 지붕을 이루는 나무들이 대부분 수입산인 것처럼 천장 루바도 결국 수입산을 택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품질도 일정해서 시공하는데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천장 작업은 진작에 끝났지만 이제야 올립니다. 지금은 바닥 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랍니다. ^^

0.5차 미장 완료.

겨울 초입에 들어가면서 초조했습니다. 때아닌 겨울장마가 찾아와 2주가 넘게 ‘흐림-비’가 계속 됐습니다. 맑아지면 해야지 해야지 했던게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기 코앞에서 겨우 마쳤습니다. 미장. 흙부대집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공정입니다. 벽체를 이루는 흙부대가 햇빛에 금방 삭아버리기 때문에 미장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혼자서 거의 모든 공정을 하다보니 기간이 늦어졌고, 겨울까지 와 버렸습니다. 내부 미장이야 지붕을 씌운 이후 햇빛을 받을 일이 없어 상관없다 하지만 외벽은 아니었습니다. 결국엔 이웃들의 도움을 얻어 삼일에 걸쳐 0.5차 미장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다 마르기 전에 영하로 떨어지면 아무래도 흙이 떨어져나갈 것이라 최대한 얇게 발랐습니다. 흙이 약간 모자라기도 했죠. 아니, 사실은 두텁게 바르려고 했으나 흙이 모자랐고, 그럴거면 차라리 다 얇게 바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마 다음번 미장은 내년 초봄에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햇빛을 가린 것만으로도 대단히 만족합니다. ^^ 지붕의 색상과 흙벽의 색상도 잘 어울립니다. 지붕은 유하가 골랐는데, 유하의 안목이 아니었다면 허접한 지붕이 될 뻔 했습니다.  

미장용 볏짚 구하기

논이 대부분인 작은 골짜기에 집을 짓다보니 볏짚 구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이웃집 어르신께 부탁을 드렸는데요. 흔쾌히 볏짚을 쓰도록 허락하셨습니다. 물이 많은 논은 보통 볏짚을 쓰지않고 수확 때 갈아넣어버립니다. 콤바인에 그런 기능이 있죠. 마른 논도 모두가 볏짚을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볏짚을 축산농가에 직접 팔 수도 있고, 볏짚업자에게 넘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그냥 갈아버립니다. 볏짚을 빼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해서 볏짚이 필요하다면 꼭 수확 전에 말해두어야 합니다. 보통은 돈을 받고 팔기 때문에 당연히 금액을 지불해야하고, 저처럼 운이 좋다면 얻어오는 거죠. 하여간 비가 오기 전에 볏짚을 방 안으로 모셔두었습니다. 곧 벽체미장을 시작할거거든요.  

지붕 올리기, 한 달간의 기록.

“지붕은 맡기는 거죠?” 라는 질문, 집짓는 초기에 참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스스로 집짓기여도 몇가지 공정들은 맡기기 마련인데 그 중 지붕은 가장 많이 맡기는 부분입니다.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희한하게도 저는 지붕을 맡기겠다는 마음을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모두가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거늘 이상하게 괜찮았습니다. ‘하다보면 되겠지…’하는 마음 뿐이었죠. 시공 방법에 대해서는 무지하게 찾아보고 공부했습니다. 혼자 시공하기 위해서 몇 년 고민한 결과가 위와 같은 지붕입니다. 경량목구조라고 하죠. 흙부대벽체 위에 올리는 지붕은 정말 다양합니다. 각관과 C형강을 사용해 트러스를 짜고 샌드위치 판넬을 하기도 하고요. 한옥골조와 비슷하게 원주목 서까래와 개판을 사용해 지붕을 올리기도 합니다. 제가 시공한 경량목구조는 오히려 덜 쓰는 방법입니다. 아무리 경량목이라고 해도 혼자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좀 되긴 했는데요. 하고 보니까 충분하진 않지만 가능은 하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붕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재료에 대한 점입니다. 거의 모든 경량목 자재들은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 수목이 울창한 몇몇 국가에서 옵니다. 다행인 점은 천연림을 벌목하기 보다 제한된 지역에서 조림하여 생산된 것이라고 할까요. 그 다음 아쉬운 점은 역시나 지붕재료인 ‘아스팔트 슁글’입니다. 솔직히 이 재료가 ‘아스팔트’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가까이에서 본 적도 없고요. 시공을 …